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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전망대 - 과학기술 대접하는 사회
날 짜 2006-02-11 10:01:25
2003/10/08

"과학기술이 천대받고 있다"

최근 IT업계 모임에서 이같은 주제로 장시간 토론하며 쓰린 가슴을 부여잡던 기억이 새롭다. 언제쯤 과학기술인이 정당한 대접을 받고 가슴을 활짝 펴는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정부는 요즘 과학ㆍ기술계 기피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장학금, 유학지원, 병역특례, 과학 기술계 공직 확대 등의 유인책들을 앞 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여전히 과학ㆍ기술계에 진학한 학생들이 대학을 마치기도 전에 또는 학부를 졸업하자마자 의대나 법대 혹은 상경계열로 재입학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학 기술계 기피 현상'이 아니라 `과학 기술계 공동화 현상'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하는 실정이다.

한 예로 변리사, 변호사, 판검사,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의 전문 직종은 전문 고유 업무 영역을 갖고 있으며, 그에 합당한 지위와 특혜를 보장해 주고 있다. 하지만 `기술사'의 경우, 합격률이 3% 정도로 앞에 언급한 전문직종에 비해 쉽지 않은 관문을 통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시험으로 해당 업무의 경력 서류 증빙만을 통해 기술사와 동급 자격을 주는 `인정기술사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기술사 제도의 취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인정기술사들이 기술사의 4배를 넘는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된 일이다. 법 관련 업무를 일정 기간 수행한 사무장에게 인정변호사나 인정판검사의 자격증을 부여한다면 법조계에서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부내 공직에 이공계 출신들의 설자리가 거의 없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중앙인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가운데 행정직은 6만6341명으로 75.3%, 기술직은 2만1733명으로 24.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직급별 기술직 공무원의 점유 비율은 1급 9.7%, 2급 18.2%, 3급 24.0%, 6급 이하 23.7% 등 상위직으로 갈수록 급속히 줄어드는 피라미드 구조를 띠고 있다.

`이공계 출신 대통령'은 아직 불가능한 꿈이라고 하자. 그러나 고위 공직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과학기술 핵심 업무를 비전공자들이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참여 정부 출범 이후 이공계 공직 확대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지만, 비정한 정치 현실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미국ㆍ일본ㆍ프랑스 등 선진국 국가공무원의 다수가 전문직이며, 특히 중국의 경우 상무위원 9명 전원이 이공계 출신인 것과 비교한다면 국내에서 과학 기술인들이 처한 현실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학ㆍ기술계 일각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일관성 없는 정부의 정책과 기존의 과학기술 단체의 `직무 유기'를 비판하는 젊은 과학인 중심의 단체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www.scieng.net)의 경우,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 토론을 벌이던 중 자발적으로 단체로 변모한 사례로 꼽힌다. 국가기술자격자연대(www.engforum.or.kr)는 기술사들의 사회적 지위 보장이 과학기술인 전체의 위상 제고와 과학 기술계 기피 현상에 대한 해법이 될 것이라는 점을 확산시키면서 점차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추세다. 전국과학교사협회는 그 동안 전국에 흩어져 활동하던 10여개 단체를 통합해 과학교육의 정상화를 모토로 내걸고 출범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제는 과학기술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과학입국'을 스스로 실천하고, 자존심의 깃발을 높이들어야 할 때다.

류정원 아이티매직 개발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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